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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피안화가 피는 길. 무연총으로 이어지는 길 없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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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곳은 고립된 채 죽음을 맞은 영혼이 곧잘 모이기에 그만큼 대단히 서글프고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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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살아있는 동안에 좀 더 사람들과의 인연을 만들어 두었다면
죽은 후에도 명랑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었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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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tl$코마치:>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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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l$> 죽기 전에는 자산가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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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l$> 꽤 든든해 보이는 혼이길래 바로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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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tl$영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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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tl$코마치:>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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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l$> 뭐라고? 바깥 세상에서는 돈을 많이 벌기 시작하고서부터
<l$> 마음이 좁아졌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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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tl$코마치:> "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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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l$> 무슨 소리셔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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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l$> 그런 말은 시기심에서 생겨난 헛소리야. 믿어선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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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tl$영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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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tl$코마치:> "잘 들어봐. 기질이라는 것은 혼의 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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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l$> 그게 버는 돈의 양에 의해 바뀌는 일은 없다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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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l$> 반면, 기질이 좋다면 돈이 들어오는 경우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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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l$> 반대로 나쁘다면 덕을 잃으며 돈도 안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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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tl$코마치:> "그러니까 돈이 있는 사람이 덕이 있는 인간일 경우가 훨씬 더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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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l$> 가난뱅이는 자신의 덕이 없는 것 때문에 가난뱅이가
<l$> 되어버린 경우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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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tl$코마치:> "봐, 벌써 건너편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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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l$> 이것도 다 손님의 생전 행실이 좋아서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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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l$> 나쁜 인간이면 며칠이 걸려도 도착 못하게 될 때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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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tl$코마치:> "아무튼 거꾸로, 손님에게 질투를 품고 험담을 했던 인간들은 덕이 없는 인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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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l$> 정말로 덕이 있는 인간이라면 돈을 많이 모으고 그것을 쓰게 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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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l$> 즉,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신이 돈을 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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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l$> 에구, 손님한테는 공자 앞에서 문자쓰는 것 같은 이야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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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tl$코마치:> "뭐, 다들 그걸 알고 있기에 신사에 새전을 기부하는 등의 시스템도 유지가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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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l$> 아 맞다, 이 근처에 그런 걸 전혀 모르는 신사가 한 군데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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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l$> 거기가 정말 예술이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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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l$> 어떠셔? 그 신사가 장사 말아먹는 재미난 이야기라도 들을래? 됐어? 그럼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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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tl$코마치:> "그럼, 손님도 더 잘 알만한 이야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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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l$> 맞아, 역사에 '추신구라'라는 이야기 있는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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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l$> 아아, 물론 아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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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l$> 그렇다면 얘기가 빨라. 그 이야기의 지독함에 대해 함께 얘기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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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tl$영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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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tl$코마치:> "이제 도착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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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l$> 이 다음에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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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l$> 응? 잘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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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tl$코마치:> "맞다 참, 요즘 바깥 세상 사람들은 염마님을 믿질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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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l$> 손님같은 부자 영혼이라면
<l$> 분명 좋은 판결이 나올 거라고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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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l$> 나쁜 짓을 해서 돈을 번 것만 아니라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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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죽은 자의 영혼과 나누는 이야기가 코마치의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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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혼은 경험의 보물창고로, 그 이야기를 잘 듣는 것만으로도
바깥의 상태를 한 눈에 들어오듯 잘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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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하지만 여기서 아무리 영혼을 격려한다 해도
혼에게는 비정한 재판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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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삼도천은 그 인간과 마음이 통하던 인간의 양, 즉 인덕을 따져서 체를 치듯 걸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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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이 단계에서 이미 딱히 악행을 저지른 적이 없더라도
사람과 사람사이 연결이 없었던 인간은 강을 건너지조차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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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강을 건너다 하더라도 그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염마의 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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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재판에서는 본인 행동의 옳고 그름에 대한 심문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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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당신에게만 알려주는 이야기인데, 염마님의 재판에서
아무런 문책도 없이 넘어갈 수 있는 혼 같은 것은 아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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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일단 염마는 아무리 시시콜콜한 일이었다 해도 거기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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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벌레에게 살충제를 뿌렸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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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마음 속으로 타인을 질투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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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꾸며낸 거짓말로 험담을 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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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그정도의 일 가지고도 장시간에 걸친 설교를 듣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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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염마에게 설교를 듣는다는 것은 살아있던 시절의 악행을 청산하는 것이며
설교를 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는 지옥으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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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오늘도 코마치는 '난 사신이라 정말 다행이야'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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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c$Congratulations! Ending No.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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