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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문화첩 ~ Shoot the Bullet.

　후기　상하이 앨리스 통신 vol.7

　　　　　　　　　　　　　　　　　상하이 앨리스 환악단장　ZUN
　　　　　　　　　　　　　　　　　　　　　　　        200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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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후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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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덤 스토리
　■2.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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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덤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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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첩.
　　　　그것은 텐구가 기삿거리를 적어놓은 신기한 수첩.

　마리사　"그러고 보니 요전에 기분나쁜 수첩을 주웠어.
　　　　　　누구 건지는 모르겠지만."
　레이무　"그래서 불태웠어?"
　마리사　"왜 갑자기 불태워야 하는건데. 그리고, 그 수첩엔 사진이 빽빽이 붙어있었고
　　　　　　각 사진에 혼잣말같은 해설이 쓰여있었어.
　　　　　　기분 나쁘지?"
　레이무　"기분 나쁘네. 그래서, 불태웠어?"
　마리사　"그래 불태웠지. 마음 속에서.
　　　　　　요괴랑 탄막만 잔뜩 촬영한 이상한 사진들 뿐이고
　　　　　　'이 사진을 쓸 수 없어'라든가 '이 사진은 기삿거리가 될 거야'라는 말이 쓰여있었어.
　　　　　　어때, 기분나쁘지?"

　　까마귀가 울고 있다. 이제 슬슬 해가 지려 하고 있었다.
　　울고 있던 게 뻐꾸기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옮긴이: 일본에서 뻐꾸기가 운다는 것은 안 좋은 뜻)

　레이무　"그래서 그 수첩은 어디있어?"
　마리사　"기분 나쁘니까 가지고 돌아가자고 생각해서 신나게 걷고 있었는데
　　　　　　어느 새 손에서 사라졌어.
　　　　　　젠장, 까마귀가 물어간걸지도 몰라."
　레이무　"그게 더 기분 나쁜 이야기네.
　　　　　　수첩이 아니라 널 태워야겠어."


　　텐구는 까마귀와 함께 가장 빠른 속도로 환상향을 질주한다.
　　호외가 휘날리는 와중에, 환상향의 신문쟁이 샤메이마루 아야는
　기삿거리를 모으기 위해 요괴를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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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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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을 생각하고 만드는 것에 대한 추천사

　　마스터 제출 직전입니다. 이번엔 이런 게임이라 적고 싶은 건 얼마든지 있지만
　시간이 얼마 없어 문화첩이 태어날때까지의 과정을 적겠습니다.

　　사진촬영 슈팅인 문화첩, 이 게임이 성립될 때까지 상당한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일단 홍마향에서 탄막을 잘라내 이름을 붙여서 하나의 패키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스펠카드의 스냅샷을 찍는 것이 상당히 재밌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이름이 공간을 잘라내는 것이라면, 스냅샷은 순간을 잘라내는 것. 그 스펠카드의 상징적인 순간을 스냅샷에 담는 것이죠.
　원래는 거기까지 해야 비소로 하나의 패키지화가 되었다고 말해도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스냅샷 자체가 재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도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원래 게임이란 샷이나 탄막, 적이나 스코어 등의 약속된 부분을 손대거나 부수는 것만이 아니라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좋을 터입니다.
　그렇게 생각했더니 탄막을 촬영한다는 소재가 제 수첩 속에 추가되어 있었습니다.

　　단, 실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되었습니다. 홍마향 이후니까 지금으로부터 3년 정도 전이죠.
　사부(写符)라는 스펠카드를 구상해, 레이무에게 탄막을 가두는 시스템을 사고실험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구상을 해도 '단순한 특수무기'가 되어버려 촬영을 할 필요성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소재는 기회가 무르익을 때까지 봉인하기로 했습니다.
　왜 특수무기가 되어버렸냐면 그건 '게임과 자연스럽지 않은 형태로 구축한 시스템',
　즉, 독립된 시스템을 무리하게 게임에 집어넣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고, 영야초까지 만들고 한숨을 돌린 시점에서
　한 번 더 촬영 소재를 꺼내보기로 했습니다. 거기서 제가 취한 방법은 번거롭지만
　'일단 촬영을 할 필요성이 있는 캐릭터와 세계를 게임에 등장시켜, 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가져오자'
　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서 태어난 것이 텐구 샤메이마루 아야입니다. 화영총에 등장시키고
　그 다음에 오래된 소재 수첩 속에서 '촬영'을 다시 꺼내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정하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여기서 하나의 우연과 행운이 제 앞에 날아들어왔습니다.
　바로 동방 팬북 <동방문화첩>(이치진샤)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처음엔 팬북이 아닌 앤솔로지 형태로 하려 했지만,
　좀 영악한 소리인데 '이건 써먹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한 겁니다.

　　이치진샤에 떼를 써서 (담당 부서가 다른데도) 앤솔로지에서 서적으로 변경하여
　탄막을 촬영한다는 작은 야망을 가슴에 묻은 채, 동방문화첩을 완성했습니다.

　　아야는 바깥 세계에선 이미 환상의 물건이 되어가고 있는 아날로그 카메라를 사용하고
　동방 세계에서는 가십거리를 몹시 좋아한다는 설정을 가진 텐구에 딱 맞아,
　신문기자라는 최상의 포지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거기까지 준비하고 나서야 드디어 텐구에 의한 탄막 촬영 게임이
　현실성을 띠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실은,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동방문화첩 CD에 미니 게임으로서 수록하는 것이었습니다.
　거기까지 생각은 해뒀지만 도저히 시간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단념해야 했습니다.
　그 대신 이번엔 문화첩이라는 이름을 무단으로 빌려,(현재는 이치진샤의 호의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게릴라 개발을 해 봤습니다. 그것도 약 한 달 반이라는 단기간 내에 말이죠.
　그래도 자연스러운 형태로 탄막 촬영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표현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으면, 그로부터 여러가지 것들이 생겨나는 겁니다.
　밑바탕에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계속 의식하지 않으면 게임은 분해됩니다.
　초기 단계에서 타협해 단순한 하나의 시스템, 단순한 특수무기로서 냈더라면 지금의 문화첩은 없었을 겁니다.
　분명 이치진샤에서 나온 책도 앤솔로지나 다른 무언가가 되어있겠죠.


　　게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최대의 게임입니다.
　잘 생각하고, 근원에는 무엇이 있는가를 지켜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야뿐만 아니라 텐구는 수상한 자들입니다. 특히 겉보기엔 정중한 성격이 말이죠.


　　아, 이젠 출발해야지. 안 그러면 입고시간에 늦을 텐데......
　　제 붉고 하얀 차도 오늘만큼은 아야 다리처럼 빠르게. (과속에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