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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60년에 한 번밖에 피지 않는다고 일컬어지는 대나무 꽃도 흐드러지게 피는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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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영원정은 조용히 그 꽃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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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아직 환상향에는 꽃이 가득 핀 채였지만 피해가 없고 아름답다는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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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그냥 저대로 놔두어도 좋겠지, 그런 분위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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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tl$에이린:> "그러니까, 야생 은방울 꽃이 피어 있는 언덕이 있었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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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tl$레이센:> "그렇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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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l$> 야생 은방울 꽃은 독성이 굉장히 강한 게,
<l$> 그 자리에 오래 있지 못할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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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tl$에이린:> "그렇지 참. 은방울 꽃의 독은 약으로도 쓸 수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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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l$> 모처럼 가르쳐 준 곳이니 나중에 가 보기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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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tl$레이센:> "거기에 또 이상한 인형이 있었는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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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tl$에이린:> "이상한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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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tl$레이센:> "자기는 인형이라 독이 안 듣는다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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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l$>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움직이고 있는 듯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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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tl$에이린:>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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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l$> 그 인형은 아마 평소부터 은방울 꽃 언덕에서 지내고 있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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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tl$레이센:> "앗, 어떻게 아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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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tl$에이린:> "왜 몸에 독이 듣는지 알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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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tl$레이센:> "알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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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tl$에이린:> "그래, 공부 열심히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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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tl$에이린:> "몸은 독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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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l$> 인형에게는 마음이 깃드는 일은 있어도 자기 몸이라는 것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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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l$> 하지만, 독이 가득한 꽃밭에 계속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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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l$> 몸이 없었던 인형에게 독으로 된 몸이 만들어졌다면 어떻게 될 것 같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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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tl$레이센:> "아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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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tl$에이린:> "네 스스로 보고 온 걸 의심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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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l$> 난 네가 했던 말을 믿고서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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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tl$레이센:> "아, 아니요. 제 눈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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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l$> 분명 그 인형은 스스로 활동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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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tl$에이린:> "인형은 어디까지나 육체도 정신도 갖지 않는 그냥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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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l$> 그래도 가끔 정신이 깃드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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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tl$레이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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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tl$에이린:> "인형이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게 되었다든가,
<l$> 짚인형처럼 저주가 걸렸다는 것도 다 인형에 혼이 깃들었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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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tl$레이센:> "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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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tl$에이린:> "반대로, 지극히 희귀하게 몸만을 손에 넣게 되는 케이스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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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l$> 그런 때는 인형의 머리칼이 자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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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l$> 눈물을 흘리는 인형 같은 것이 거기에 해당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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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tl$레이센:> "아하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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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tl$에이린:> "당연히 혼과 몸을 둘 다 손에 넣어 버린다면,
<l$> 그 인형은 도구의 영역을 초월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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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l$> 네가 만났다는 인형은 그런 종류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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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tl$레이센:> "분명 그런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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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tl$에이린:> "그것도 다 은방울꽃의 독 덕분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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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l$> 역시 ,지금 은방울 꽃이 피어있을 때 찾아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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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tl$레이센:> "그게 좋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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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l$> 지금같이 꽃소동 상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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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tl$에이린:> "그럼 지금 바로 나갈 준비 좀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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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l$> 나도 같이 정리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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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tl$레이센:> "네에? 지금 바로 말씀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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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l$> 아직 피로가 풀리질 않아서 오늘은 좀 쉬고 싶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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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tl$에이린:> "5분 시간 줄 테니까 당장 준비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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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tl$레이센:> "알겠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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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결국 환상향의 꽃들은 그대로 핀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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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꽃은 보는 사람에게 덧없음을 느끼게 한다.
한가로이 꽃을 구경하러 가는데도 어쩐지 초조해지는 것은 그 덧없음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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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둘은 은방울 꽃을 따러 인형이 지내는 언덕을 향하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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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거기서 다시 그 인형과 만날 수 있을지 어떨지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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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하지만 레이센은 한 번 더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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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왜냐하면, 그 인형은 가장 순수한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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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죄도 업보도 없을 그 삶에서부터 레이센은 무언가를 배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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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레이센은 다시 죄의식을 잊지 않고, 껴안고서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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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c$Congratulations! Ending No.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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